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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 소개팅 '나는 절로', 대통령 표창 수상
인구정책 확산 등 사회적인 문제 해결 기여 노력 공로
2024.07.23 21:00 입력
인터뷰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묘장스님(연화사 주지)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묘장스님(회기동 소재 연화사 주지)이 인구정책 확산을 통해 국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지난 11일 대통령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한 모습.
1987년 7월 11일 전 세계 인구가 50억 명이 돌파한 것을 기념하는 '50억의 날(The Day of Five Billion)' 유래로 1989년 UN개발계획(UNDP)은 매년 7월 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난 11일 보건복지부의 주최로 제13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으며,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나는 절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노력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본지는 회기동 소재 연화사 주지이기도 한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이사장 묘장스님을 만나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통해 남녀의 자연스러운 인연을 만드는 '나는 절로'를 히트시킨 비법과 우리나라 인구정책 중 가장 시급한 저출산 문제에 대해에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Q.
우선 대통령 표창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스님께서 이사장으로 계시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A.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으로 부처님 자비와 구제중생의 원력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는 단체이다. 현재 전국에 170여 개의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난치병 환아들을 위한 치료비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나는 절로'와 같은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이번 대통령 표창은 '나는 절로' 프로그램 운영 공로로 수상했는데, 청춘 남녀의 맞선을 주선하는 '나는 절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어떤 프로그램인가?
A.
우리사회 저출산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이에 '나는 절로'는 인기 방송프로그램인 '나는 SOLO'를 표방한 프로그램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마음을 보탠다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된 것. '나는 절로'는 국민적 체험 상품으로 자리잡은 사찰에서의 템플스테이에 남녀의 만남을 접목해 자연스러운 인연이 연애와 결혼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재단은 2008년부터 꾸준히 만남 템플스테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경쟁률이 이렇게 치열하지 않았는데, 요즘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젊은 층이 증가하고 있고, 결혼은 하고 싶지만 좋은 기회가 없어 연애에 소극적인 연령층이 많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로 일상생활에서 부지런히 본인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분들이 많이 신청했다. 아무래도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새로운 인연을 만날 기회가 흔하지 않다고 하는데, 재단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종교나 특정 조건에 국한되지 않고 신청 사유에 간절함이 느껴지는 분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Q.
사찰에서 소개팅이라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인데, '나는 절로'는 어떻게 운영하며, 성과는 어떤가?
A.
2030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긍정적인 결혼관 형성을 위한 교육과 템플스테이를 통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나는 절로'는 우리 사회 최대 과제인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진행한 시즌4 '나는 절로, 한국문화연수원'은 30명이 참가해서 7쌍 커플이나 탄생하기도 했다.
더불어 재단은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단 한 번 오작교 위에 만난다는 음력 칠월칠석을 맞이해 시즌5 '나는 절로, 낙산사'를 오는 8월 9~10일, 소중한 인연을 찾는 미혼 남녀들이 1박 2일간 강원도 양양 관음성지 낙산사에서 모인다.
낙산사는 동해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천혜의 풍광과 많은 성보문화재를 갖추고 있는 천년고찰로 남해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성지다. 칠월칠석 특집인 만큼 견우와 직녀가 만나 사랑이 싹트길 염원하며 남녀 각 10명, 총 20명을 선정해 참가자들은 1박 2일 동안 ▲저출산 대응 인식개선 교육 ▲연애 특강 ▲전문 강사와 함께 레크리에이션 ▲1대1 로테이션 차담 ▲낙산사 참배 등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나는 절로'와 같은 프로그램이 타 종교에도 있지만, 우리처럼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우리는 불교라는 종교색을 최대한 배제하고 불교 신도가 아니어도 참가 신청을 받고 있어 성공한 것이라 생각된다. 매번 지원하는 숫자는 다른데 5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이 신청을 하고 있다. 우리는 재직증명서 등 서류심사를 통해 검증되고 이성에 대한 만남이 절실한 사람 위주로 선정하기에 성사율도 높은 것 같다.
Q.
결혼을 하지 못하는 스님께서 출산율을 걱정하며 출산 장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 예상 밖이다. 특별히 연애상담 비법이 있는가?
A.
결혼도 못해 아이를 낳지 못하는 스님이 출산 장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출산율이 절박하다는 것이다.
제가 있는 절이 경희대 바로 옆에 있는 사찰 연화사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친구들이 절에 자주 찾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학업 문제, 취업 문제, 이성 친구 문제 등이 주요 대화 주제로 젊은 친구들과 만나다 보니 저 역시 그들의 고민에 대해 알게 되고 나름대로 해법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워낙 상담을 많이 하다 보니 갈등 사례도 많지만, 해결 사례도 많이 접하고 있다. 비슷한 갈등을 겪는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해결 사례를 전해주고 위로를 건네는 역할을 하다 보니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문위원 정도는 될 것 같다.
Q.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일과 가정을 분리해 지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경쟁시대에 일보다는 가정을 더 등한시 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일에 더 집중하기 위해 아이를 적게 낳고, 낳지 않는 것이 아닐까?
코리안 특급 야구선수였던 박찬호 씨와 저녁을 함께 한 일이 있었다. 당연히 혼자 참석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내와 3명의 딸 모두 참석했다. 미국에서 아이를 낳고 미국에서 아이를 키운 박찬호 씨는 미국식 가정생활을 하고 있었다. 박 씨는 메이저리그 선수단들 저녁 식사는 서로의 가족과 함께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식사를 한다고 했다. 함께 한 집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에게 내 지인을 소개해 주어 그 인연이 인맥으로 쌓이고 일과 가정을 모두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에 돌아와 프로야구에서 선수단들 가족과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을 때는 모두 반대했다며 한국과 미국의 문화를 설명했다.
꼭 미국식 문화가 맞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일에만 집중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템플스테이 소개팅 '나는 절로'진행 모습.
Q.
마지막으로 이번 대통령 표창 수상에 대한 소감과 우리나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스님의 생각을 부탁한다.
A.
우리가 안 나서도 될 분야에 우리까지 나설 정도로 우리나라의 저출생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고, 우리의 이런 노력을 잘 평가해 주셔서 대통령상까지 받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을 돈으로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돈으로 해결될 일이라면 돈 많은 강대국들은 출산율에 자유로웠을 것이다. 가족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화합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서로가 살펴보고 아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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