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통시장과 브랜드 커피점 상생 전략은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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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기준, 서울시 전통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25개 자치구에 총 5만 6,792개의 점포(빈 점포 제외)가 있다. 자치구 당 평균 2,272개다. 중구가 2만 1,297개로 가장 많고, 노원구가 507개로 가장 적다. 동대문구는 2,692개로 중구, 종로구, 영등포구에 이어 4번째로 점포가 많다.
동대문구는 등록시장으로 용두시장, 경동시장, 동서시장, 전농로타리시장, 동부시장, 전곡시장, 이경시장, 이문제일시장이 있다. 인정시장으로는 서울약령시장, 청량리청과물시장, 청량리종합시장, 청량리전통시장, 청량리종합도매시장, 청량리수산시장, 청량리농수산물시장, 경동광성상가, 회기시장, 답십리현대시장, 답십리시장, 답십리건축자재시장 등 20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서울시 전체가 371개 전통시장이 있고 25개 자치구 평균 15개를 감안하면 전통시장 숫자는 조금 많고, 점포는 아주 많은 것이다.
이렇게 전통시장의 숫자와 비례해 관내 이미지는 물론 주민들과의 생활 교감도 밀접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대문구의 정치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환경에서도 전통시장의 부흥은 연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항상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었다.
오래 전에 검토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전통시장 활동가는 서울약령시장과 경동시장, 청량리 지명이 들어간 6개 시장을 돌아보는 관광상품을 개발하자는 제안을 했다. 마치 둘레길 걸어가듯 시장 안내인이 외국 관광객을 데리고 전통시장을 돌아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제기역과 청량리역 일대의 전통시장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란 계획이었다. 결론은 복잡한 좁은 통로를 수십명을 데리고 지나갈 수 있느냐 등 부정적 검토에 무산됐다.
이후 서울시 지원을 받은 크고 작은 사업이 진행되었다. 청량리전통시장 입구에 작은 커피점을 통한 시장활성화 사업이 있었다. 경동시장 2층 빈 공간에 수제맥주집이 형성되면서 뭔가 변화를 주는 듯 했다. 문화 복합 공간 상생장은 전통시장의 활성화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젊은 청년들을 유입시키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서울약령시장내에도 커피점이 들어섰고, 한약재찌꺼기를 활용한 협동조합도 있었다.
지난 정부시절에는 도시재생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청량리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라는 곳도 들어섰다. 2019년 8월에는 경동시장내 '서울훼미리'라는 청년몰이 만들어져 20개의 청년들이 운영하는 점포가 출발했다. 꽃 상가였다가 상인들의 창고로 이용되던 건물을 새롭게 꾸민 곳이다. 청년몰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상인 육성을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지난 10여년 전통시장 살리기 위한 수많은 아이디어와 다양한 보조금 정책을 통한 사업들이 펼쳐졌다. 결과는 그리 성공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혁신적인 활동은 존중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전통시장 내에 지난 가을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등장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경동시장에 소위 MZ세대들을 위한 커피점을 열었다. 1960년대에 건립된 구 경동극장 자리에 폐극장을 리모델링 하여 '경동1960점'을 개점한 것이다. 경동시장 본관 3층과 4층에 약 200석의 좌석으로 구성된 총 면적 약 363평으로 커피점치고는 상당히 넓다. '경동1960점'에는 스타벅스와 함께 LG전자에서 일상에 지친 고객의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고침'한다는 의미를 담은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함께 운영 중이다.
협약을 통해 이익공유형 매장인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으로 운영하고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당 300원씩을 적립해 경동시장 지역 상생 기금으로 조성한다고 한다. '경동1960점'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다양하다. 그동안 세금 투입하는 사업방식이었다면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민간주도의 시장활성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호불호가 분명 나타나는 브랜드이지만 스타벅스의 전통시장 내 개점은 현재까지는 순항이다. 입소문을 타고 평일에도 자리를 잡기 어렵다. 전통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젊은 세대들의 왕래만 지켜봐도 활기찰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18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설 명절을 맞이해 경동시장을 방문하면서 '경동1960점'이 다시 한번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동시에 상인들의 민원을 받은 이필형 구청장은 옥상주차장에 '푸드트럭 야시장' 사업허가를 위한 적극적 법률 검토를 약속했다고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다. 관내 20개 전통시장이 경동시장을 모델로 각각 독특한 방식으로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동대문구 전통시장은 기존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현대 문물이 녹아드는 융복합 방식의 시장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양세훈 박사
(논설위원, 한신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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