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34년 무사고 모범운전자 이광연 씨
"먼저 떠난 아들 생각하며, 일평생 봉사할 터"
의로운 생 마친 아들 대신 33년만에 감사장 받아


34년간 무사고 모범운전자로 현재까지 관내에서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있는 이광연(82, 남) 씨가 지난달 33년만에 경기도 양평소방서(서장 고영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현재 답십리2동에 거주하는 이 씨는 앞서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로 개최되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기 2달 전 전국이 축제 분위기였지만 외아들 이병선(당시 21세) 씨를 잃었다. 당시 대학교 2학년이었던 병선 씨는 친구들과 여름 휴가차 7월 21일 광연 씨 고향 양평을 방문 중이었고, 이날 오후 2시 50분경 양서면 국수리 남한강지류 하천에서 물놀이하던 어린이 2명을 중 1명을 구하고 나머지 1명을 구하려다 의로운 생을 마친 것.
이광연 씨는 1964년 양평에서 서울 제기동으로 이사와 모진 고생을 하다 68년도에 아들을 얻었지만, 미처 꽃피기 전 21살이었던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이광연 씨는 "저는 집안이 좋지 못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내 아들만큼은 못 배워 힘들게 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애지중지 대학까지 보냈다. 그런데 일찍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되어서 안타깝다"며 "하지만 아들이 새로운 생명을 구하고, 또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본인까지 희생한 것에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평소방서는 지난달 9일 제59주년 소방의날을 맞아 33년 만에 "고 이병선 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않겠다"며 유족인 이광연 씨에게 대신 감사장을 전달했다. 또한 양평군(군수 정동균)도 지난달 19일 "의로운 생을 마치신 공을 감사히 여긴다"며 군수 표창장을 고인이 된 이병선 씨에게 전달했다.
이광연 씨는 "소방서 감사장을 받을 때 소방서장 나이를 물으니 먼저 떠난 아들 나이와 같았다. 내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이렇게 멋진 제복을 입은 소방서장이 되어 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며 "아들 죽음에 슬픔을 안고 살고 있는데, 뒤늦게라도 감사 표시를 해주셔서 아들의 명예를 되찾아 조금은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갑작스럽게 외아들을 잃은 이광연 씨는 이런 충격에 언제나 의로웠던 아들의 희생정신을 대신 살 듯 아직까지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씨의 첫 번째 봉사활동은 양평에서 서울로 이사 온 제기동에서부터다. 고향에서 농민으로 살다 제기동에 터전을 잡은 그는 제기동에서 연탄 판매, 과일·채소 판매 등 힘든 일을 했다. 특히 당시 연탄 판매는 골목에 배달까지 해야 하는 힘든 일로 이를 통해 지역 사정을 잘 알게 돼 13통장으로서 봉사를 시작했고, 일반인이 주소만으로 집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파악하고 각 가정 문패 달기 사업을 시행했고, 이 결과 우수 행정사례에 선정돼 전국적으로 문패 달기 사업을 이끌었다. 또한 아들 사고가 나기 전 1988년부터 택시 운전을 시작해 교통 통신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까지 34년간 무사고 모범운전자로 교통안전 봉사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이에 이 씨는 그동안 서울시장 표창 3회, 구청장 표창 4회, 경찰서장 표창, 국회의원 표창 등 수많은 표창장을 받으며 봉사활동가로 인정을 받았다.
한편 이광연 씨는 현재 간암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씨는 "아들을 떠나보낸 세월도 어느덧 강산이 3번이나 바뀔 정도가 됐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의로운 일을 하다 생을 마감한 것이니 자랑스럽지만, 아직도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내 생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아들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하고 있는 작은 봉사를 실천하겠다"며 의로운 성격에 부자 모습을 보였다.
김대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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