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려면 불편하게 생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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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 가뭄, 태풍 등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산업화 등장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이 1℃ 이상 상승하면서 빙하가 녹아내리고 북극곰을 구해달라는 캠페인을 보는 것은 흔한 일상이 되었다.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로 이어지며 지구의 생존의 문제가 인간의 존립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이르는 상황이다.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국가는 물론 전 세계 1,500여개에 이르는 지방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기후위기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 적극적 대응에 합류하고 있다.
2019년 말에 유럽 집행위원회가 '기후?환경 비상사태'를 선언, 2050년까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탄소배출 제로를 촉구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국가정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에너지소비증명제, 전기 및 수소차 의무도입, 기후예산제 도입 등 탄소배출을 감축시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
필자는 11년 전에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을 시작으로 서울시의 기후환경 관련 위원회 활동을 해왔다. 서울시는 2012년 원전하나줄이기란 정책브랜드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행정의 노력과 관련 전문가, 시민사회의 거버넌스 협력구조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0)로 해야 하는 현재의 목표치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치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억제를 막기 위한 각 국가의 노력이 시작되고 있지만 30년 뒤인 2050년에 탄소 제로 시대를 열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앞선다.
그린 뉴딜 정책, 제로에너지건물(ZEB) 확대, 친환경 교통 인프라 구축, 자연순환 도시 구현,   신재생에너지 확대, 스마트에너지도시 조성 등 수많은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반강제적으로 시행하려는 정책, 의무화를 규정하려는 정책, 지키지 않으면 손해를 보게 만드는 정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서 느끼는 점이 몇 가지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태양광, 수력과 풍력, 지열을 이용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이 개발되고 하나둘씩 보급되고 있다. 화석연료 감축을 위해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시대를 열고 있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정마다 공기청정기를 시작으로 관련 전자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자고 하면서 인간의 편의성과 안락한 생활을 위한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효율성 좋은 친환경 제품이라는 외피를 쓰고 자동차, 가전제품 등 대기업 매출은 상승하고,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나홀로 운전은 평범한 일상이며, 가까운 거리도 자가용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사는 도시민이 대부분이다. 여름에는 24시간 에어컨 속에서 감기를 걱정하고, 추운 겨울에도 반팔과 반바지로 살면서 춥다고 난방비 신경을 쓰지 않는 현실이다. 과거에는 소형 냉장고 1대만 있어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대형냉장고, 김치냉장고, 냉동고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집 안에 있는 수많은 전기 및 전자제품의 콘센트 관리만 잘해도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인간에게 편리함과 안락함은 계속 누리고 싶은 욕망이고 강한 욕구이다. 다리 아프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더 편함을 추구하면 할수록 상대적으로 지구의 몸살은 더 심해진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 할수록 지구는 인간에게 불행한 기후변화를 보여준다. 서서히 뜨거워지는 유리병에서 죽어가는 개구리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렇게 지구가 죽어가면 인간의 모습도 사라질 수 있다. 지금이라도 조금 불편한 생활을 감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 혼자 살다가 가는 지구가 아님을 함께 인식하고 지구 공동체를 지켜내려는 마음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양세훈 박사
(본지 논설위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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